5.18.2025. 고린도전서 강해(8) 그리스도의 일꾼의 비밀. 고전4:1~13절

고린도 교회는 헬라 철학이 지배하던 교회였다. 그들의 가치관은 세상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 성공한 사람이 하나님의 복을 받은 자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영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많은 영적인 은사를 갖고 있으면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하나님께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기준을 교회의 사역자에게도 적용했다. 사회적 위치가 낮으면 사역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들에게 바울은 복음의 사역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바울은 ‘우리를 이렇게 여기라’고 한다.(1절) 여기서 ‘우리’가 누구인가.

● ‘우리’의 정체

그것은 바울과 아볼로이다. 바울은 교회를 세운 창립자이고, 아볼로는 바울이 떠난 후에 교회를 맡았던 후임 사역자이다. 그러니까 바울이 말하고 있는 사역자는 1차적으로 ‘교회 지도자’이다. 교회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경우에 이 본문을 교인이 목사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라 교훈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바울은 목사라 할 수 있지만, 아볼로는 평신도 사역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역은 주로 설교, 말씀 교육으로 교사의 역할에 가까웠다.

아볼로는 안수를 받은 적도 없고, 바울이나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파송한 것도 아니다. 에베소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로부터 복음에 대한 정확한 가르침을 받은 후, 그 곳 평신도들이 고린도 교회에 추천서를 써 주어 사역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바울이 말하는 ‘우리’는 목사와 평신도를 포함한 교회의 지도자들을 말한다. (본 교회의 예: 목사, 안수 집사, 실행 위원, 목자, KQ & Upside Director etc...)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킨다. 왜냐하면 지도자가 굳건해야 교회가 바로 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이 ‘교회의 지도자들을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여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사역자들을 그리스도의 일꾼 즉, 하나님의 일꾼으로 여기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

● 하나님(그리스도)의 일꾼

이 단어는 놀라운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일꾼’이라는 단어를 본다. 이 단어는 헬라어로 ‘휘페레테스’라는 단어이다. 원뜻은 ‘아래에서 노 젓는 자’라는 뜻이다. 노예를 의미한다. 이로 인하여 ‘사역자들은 상전이 아닌 노예와 같다’는 가르침이 있다.

이 또한 성경에 대한 단편적 이해이다. 성경에 확실한 종, 노예에 해당하는 단어는 ‘둘로스’이다. 반면에 ‘휘페레테스’는 ‘실무 수행자/집행자’로서 맡겨진 일을 수행하는 자의 의미이다.(마5:25.옥리) 그렇기에 본문의 일꾼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노예라는 의미 보다는 ‘하나님으로부터 사역의 위임을 받은 수행자’라는 뜻이다.

특별히 이 단어가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하여 ‘하나님의 소유’임을 말하고 있다. 즉, 갤리선 아래에서 노젓는 자들이 상관이 지시하는 대로 방향을 맞추어 노를 젓듯이 교회의 일꾼들은 하나님의 지시 아래 순종하여 그의 명령을 수행하는 자들이라는 말이다.

그 일꾼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목사인가 평신도인가도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것이기에 하나님의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일을 이루시는 분은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충성된 자만 있으면 교회는 하나님께서 꾸려 가신다.(2절)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울과 아볼로이다.

● 두 사람의 호흡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1대 목회자이고, 그 후임이 아볼로이다. 그런데 성경에는 두 사람이 만났다는 기록이 없다. 물론, 서로 긴밀히 연락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16:12) 그러나 성경은 의도적으로 이 두 사람이 만나서 사역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아주 잘 맞아 떨어지게 사역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바울은 '나는 복음의 씨를 뿌렸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의 협력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들이 가는 곳에 믿음의 사람들이 자라게 하셨다.(3:6)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본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사임하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데리고 잠깐 에베소를 방문했다. 그 후 이 두 사람을 남기고 가이사랴로 떠난다. 이 때 우연히 아볼로가 에베소를 방문하여 이 부부를 만나서 복음의 진수를 배운다. 그 후 에베소의 평신도들이 당시 공석이었던 고린도 교회의 후임으로 아볼로 파송했다. 그 후 바울이 아볼로가 떠난 에베소로 와서 3년을 사역하며 교회를 세운다.

바울이 씨를 뿌린 곳에 아볼로가 물을 주고, 아볼로가 회당에서 말씀을 전한 곳에 가서 바울이 교회를 세운다. 이 과정 속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기록이 없다. 이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져 간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비밀’이다.

그렇기에 바울은 그리스도의 일꾼을 대할 때에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기라고 하는 것이다.(1절) 여기서의 비밀은 시크릿(secret)이 아니다. 미스테리(mystery)를 말한다. 시크릿은 말하지 않기에 모르는 비밀이다. 반면에 미스테리는 말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비'이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가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께서 직접 행하고,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교회이고,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다.

이 신비함을 교회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비결은 교회를 충성과 열심을 다하여 섬기는 사역자들을 귀하게 여길 때에 이러한 하나님의 역사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교회가 사는 것이 내 영이 사는 것이고, 내 영이 살면 우리의 인생도 산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신실하심으로 우리에게도 이렇게 일하실 것이다.

● 나눔 질문

1. 설교 말씀을 들을 때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나누어 보라.

2. 목사와 평신도와의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3. 평소에 교회의 지도자들을 대할 때에 어떠했는가. 그것이 교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은 무엇이었나.

4. 하나님의 일꾼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충성 이외의 다른 것을 나누어보라.

5. 교회가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된 일이 있다면 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