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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내리던 날 (부활절 편지)

April 20th 2025

사랑하는 한몸 교우님들께

     

 얼마 전 벚꽃이 한창일 때의 일입니다. 시간을 내어 매릴랜드의 벚꽃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전날에 내린 비로 이미 사그라졌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벚꽃은 ‘봄의 여왕’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여전히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이미 만개한 꽃들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그 길목에서, 뜻밖의 광경을 마주했습니다. 그것은 눈처럼 하얀 벚꽃송이들이 하늘에서 소복이 내려앉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순간, 마치 하늘이 꽃을 뿌리는 것 같았습니다. 말 그대로 눈꽃송이, 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기에, 그 황홀하고 경이로움이 마치 봄과 겨울이 하나로 어우러진 듯이 신비로웠습니다.

     

 이처럼 벚꽃은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피어나 우리에게 봄의 생명력을 알립니다. 비록 꽃잎은 잠시 활짝 피었다가 떨어지지만, 그 떨어짐은 끝이 아닙니다. 새로운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이며, 다음 해에 다시 피어날 생명의 약속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그러합니다. 그가 맞이한 십자가는 혹독한 겨울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찾아온 절망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가장 깊은 어둠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 겨울의 마지막 숨결을 화려한 생명으로 승화시키시고, 이제 그 생명의 약속을 우리에게 심어 주셨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겨울은 화려한 봄날을 더욱 빛나게 하는 포근한 밑그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벚꽃송이가 황홀한 눈송이처럼 우리에게 찾아오듯이 말이지요.

     

부활의 기쁜 소식이 모든 교우 가정 위에 충만히 임하기를 바랍니다.

 

     은혜 아래...

    

 한몸 교회 담임 목사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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